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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은 한참이나 지나서야 알게되었지만 사람들과의 시간과 조금 다른것 같다.
나는 이렇게 힘이 빠지고 다리가 아픈데 처음봤을 때 의 모습을 간직한걸 보면 말이다. 어느 날 인가 하루는 엄마랑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있었다. 다른 녀석이 지나가다가 나에게 이빨을 드러내서 만나자마자 나도 매운맛 샤우팅으로 겁을 조금 주었는데 우리 누나는 나에게 친구와 잘 지내라며 핀잔을 주었다. 아니 도대체 나를 보고 이빨을 드러내는 저런 녀석과 어떻게 잘 지내라는 건지 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누런털을 가진 강아지를 좋아한다. 예전에 누나랑 살던 동네에서 누렁이 철롱이와 정말 잘지냈었는데 이사오면서 못보게 되었다. 철롱이는 철물점집 강아지이다. 철롱이는 가게 안에 있는 집에서 산다. 철롱이네 누나는 맛있는 간식을 정말 잘 주셨다. 거기에 가면 특이한 냄새가 났는데 나는 그게 철롱이한테서도 느껴져서 멀리서도 철롱이가 오면 나는 금방 눈치를 챘다. 그렇게 한참동안 우리는 정말재미있게 지냈다.
누나가 철롱이네 근처로 다시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 지금은 밖에 나가면 처음보는 친구들을 정말 많이 만나는데 대부분 철롱이 같이 재밌는 애들을 만나기 어렵다. 그리고 어떤 애들은 길거리가 다 자기꺼인지 보자마자 나가라는 애들도 있어서 정말 황당하다. 아 철롱아 보고싶구나.. 이제는 어린개들을 만나면 나는 조금 작아진다. 나도 예전에 저렇게 뛰었던것 같은데 이젠 다리가 쑤시고 삐긋거려 마음처럼 되질 않는다. 그대신 좋은건 누나가 내가 조금 힘든 눈빛을 보내면 잘 안아준다는 거다. 나는 누나품에 안겨서 산책하는것도 너무 좋다. 그런데 누나는 왜 처음봤을 때랑 변한게 없는걸까 혹시 나만 점점 변해가는건 아닐까 조금 당혹스럽다.
우리누나와 나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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